[55편] ‘뒤도 안 돌아보고’ 무작정 상경(2): 늘어나는 지연 – 이러다 도쿄에 못 가는 거 아냐?
급조된 여행일정으로 연구회에서 좀처럼 발길이 가지 않는 구마모토전철 모든 구간 각역근성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쿄를 향해 이동합니다. 도쿄~구마모토 사이 거리는 신칸센으로 1293.3km입니다.
하루 2,500km를 당일치기 하는 ‘어이없는 이동’인 셈이죠. 급조된 여행의 ‘부작용’ 중 하나입니다 ^^
*55편 이동 경로:
구마모토→신오사카: 큐슈. 산요신칸센 사쿠라566호(N700계 S19편성)
구마모토역 출발, 신오사카역 55분 지연 도착
도쿄에서 구마모토를 갈 때에는 3편의 신칸센을 ‘일부러’ 이용했지만,
구마모토에서 도쿄로 이동은 ‘철도 정석’대로 두 편의 신칸센을 이용합니다.
첫 번째 열차가 신오사카까지 가는 사쿠라566호입니다.
[사진1581: 시간만 있었다면 800계를 이용할 수 있었겠죠. 800계는 사쿠라로 뛰는 경우를 제외하고 각역정차 츠바메로 운행]
[사진1582: 800계 츠바메에는 JR큐슈, 그리고 미토오카 에이지씨의 철학이 곳곳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사진1583,1584: 800계 편성 중 U005입니다. 차량에는 큐슈신칸센의 시작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 줍니다]
잠시 후 제가 탈 열차가 들어옵니다. 이 때까지는 지연 등 안내는 없었죠.
[사진1585,1586: 사쿠라566호는 N700계 S19편성(JR서일본)이었습니다]
[사진1587: 모든 객차가 휠체어를 지원하진 않습니다. 측면 안내에 휠체어 아이콘이 있는 이 객차는 지원]
구마모토역을 출발 후 안내LED에 광고가 아닌데, ‘빨간 글씨’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운행정보 등에 이 빨간 글씨가 있다는 건? 운행에 지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진1588: 도카이도신칸센 운행 재개 라는 안내가 나옵니다. 운행재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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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589~1594: 폭우로 인해 미카와안죠~기후하시마 사이 운행을 중단했으나, 17시35분에 운행을 재개했습니다. 안내가 나왔습니다.
커헉~~~~~이 의미는 도카이도신칸센 구간은 지금 카오스 상태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큐슈신칸센 구간을 달리고 있으니, 지연은 없어서 정상시간으로 운행합니다.
[사진1595: 하카타역에 도착했습니다. 옆에는 츠바메357호 구마모토행이 출발을 준비. 이 때까지도 큐슈신칸센은 정상이었죠]
하카타부터 신오사카까지 산요신칸센, 구간, JR서일본 승무원으로 교대합니다.
[사진1596: 사쿠라566호, N700계 8량 편성 그린샤는 6호차입니다]
[사진1597,1598: 사쿠라566호 신오사카행임을 알린 후]
LED안내에서는 바쁘게 현재 열차운행 상황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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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599~1602: 재래선은 폭우로 운행중단과 (내용은 잘렸지만) 지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역 직원에 문의하세요 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신칸센뿐만 아니라 혼슈(본토) 쪽은 아침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인해 완전히 ‘카오스’ 상태였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노트북에 스마트폰을 연결, 인터넷에 접속해서 현재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도카이도신칸센이 지연될 경우! 도쿄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도쿄로 오늘 내 못 들어간다면 숙소 예약 펑크 가능성도 있으므로 다양한 가능성을 가정하고, 현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당시 JR서일본 홈페이지에서 캡처한 내용입니다.
도쿄→히로시마 노조미117호는 운휴가 결정되었습니다. 열차지연으로 인해 솎아내기 운행이 시작되었죠.
‘저한테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도카이도신칸센 신오사카 방면은 최대 190분 지연인 상태]
**열차는 한쪽이 영향을 받으면 해당 열차가 되돌림운행을 하지 못하므로 상/하행 모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사진1603: JR서일본 구간에서도 물수건을 한번 더 줍니다. 어떤 것이 JR도카이가 준 물수건인지 알 수 있죠?]
[사진1604: 9월4일도 캡슐호텔에 이미 예약이 된 상태입니다. 캡슐호텔은 매일 체크아웃을 하는데, 연박일 경우 ‘외출카드’를 발급합니다]
사쿠라566호는 히로시마 넘어 후쿠야마에 도착하는데요, 지금은 ‘추억으로 쓸 수 있는’ 열자지연의 악몽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진1605: 사쿠라566호가 후쿠야마역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출발해야 할 시간이지만, 약 5분 지연이 발생했음을 안내]
이후 사쿠라566호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카이도신칸센 지연이 산요신칸센에 이미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구간을 제가 들어왔습니다.
여행기에는 사진만 있지만, 영상을 보면서 여행기 내용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영상에서 오카야마역 도착 전 가다 서다를 반복했는데요, 승무원 안내에서는
“오카야마역 선로가 꽉 찬 상태라 본 열차가 들어갈 수 없어서 정차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안내도 들었습니다.
오카야마역 도착 안내 시 정보안내를 보니 오가키시(大垣市)에 시간 당 108mm의 폭우가 내렸다고 합니다.
이 정도였으니, 신칸센의 운행중단만 된 게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철도인프라 피해가 발생했다면 아예 운행 자체를 못했을 테니까요.
[사진1606: 오카야마역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정차시간은 짧지만, 지연으로 인해 이렇게 내려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의 ‘여유 아닌 여유’가 생겼습니다.
히카리480호는 도쿄로 출발을 이미 해야 했지만, 출발은 꿈도 못 꾸고 있고요,
제가 탄 사쿠라566호는 17시37분 출발이지만, 약 25분 지연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시간을 보니까 신오사카에서 다음에 타야 할 신칸센 시간은 이미 지났습니다.
여기서부터 불안함이 시작되었습니다. 신오사카에서 탈 도쿄행 신칸센은 신오사카역이 첫 출발(시발)이라
셋 중의 하나였습니다. 정상출발이냐? 지연 출발이냐? 아니면 운휴냐?
제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해당열차 운휴였습니다.
오카야마역에 정차하면서 노트북으로 한번 더 확인하고, 승무원에게 후속열차 환승 관련 문의를 하려 했지만,
승무원도 계속 바뀌는 운행정보로 인해 “현재는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면 신코베역 이후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답을 해 줘서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제 좌석번호를 알려주면서 “혹시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라고 인사를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JR도카이 운행정보를 검색했습니다. 검색 결과는? 오 마이 갓! 이었습니다.
[이 화면이 18시30분 현재 JR도카이 운행정보였습니다. 노조미, 히카리, 고다마 가리지 않고 운휴결정이 이어졌습니다.
잘 보니 아직까지 제가 탈 열차에 대한 운휴결정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위에 알려드린 대로 승무원이 신코베역 이후 알려준다고 했으니, 기다리는 것이 마음이 편한 방법이었습니다.
오카야마 출발 이후도 열차는 서행운행의 연속이었습니다. 거의 재래선을 타는 느낌이었죠.
[사진1607: 사쿠라566호는 니시아카시역을 통과하게 되어 있습니다.
속도를 보면 마치 니시아카시역을 정차 후 출발한 속도로 보입니다. 기어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습니다.
시간을 잘~보세요. 도쿄행 마지막 히카리 출발시간을 이미 넘긴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경우의 수는 딱 둘로 좁혀졌습니다. 열차 운휴? 아니면 지연 출발?
신코베역도 오카야마역과 마찬가지로 선로가 ‘꽉 찬 상태’라 기어가다시피 들어갔습니다.
[사진1608: 사쿠라566호가 신코베역에 도착했습니다. 지연시간은 40분. 시간은 21시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신코베역을 출발 후 승무원이 제 자리로 왔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승무원에 감사하며……
승무원이 전달해 주기로는 “손님이 탈 예정인 그 열차는 신오사카역에서 선행 노조미를 보낸 후 출발합니다”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여기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뻤습니다. ^^
[사진1609: 신오사카역으로 가고 있는 사쿠라566호. 신오사카역 도착은 20:26이나, 현재 시각은 21:16입니다.
여행에서 GPS와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실감했습니다]
잠시 후 신오사카에 도착합니다. 20번 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안내방송에서는 20번 홈에 열차가 있어서
이 열차가 출발하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신호대기를 하겠습니다. 라는 안내가 나왔습니다.
정차, 서행을 거쳐 겨우~신오사카역 20번 홈에 도착했습니다.
[사진1610: 이 사진의 촬영시간은 21시39분이었습니다. 실제로 신오사카역에 도착, 하차한 시간은 이보다 더 늦었습니다.
아무리 다음에 탈 히카리가 바로 도착, 출발하더라도~ 히카리의 정차패턴 상! 도쿄에는 24시가 넘어야 도착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일본여행을 해 왔지만, 신칸센이 24시를 넘겨 운행하는 모습을 제가 직접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편이 5일차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여행 중 ‘최고의 수라장’인 신칸센 지연운행 속에서 ‘수혜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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