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의 마지막 모습] 반세기 동안 달린 특급 라이쵸: 3월에 막을 내린다 (현역 최장승무 차장의 추억)
반세기에 걸쳐 오사카(大阪)와 호쿠리쿠(北陸)를 이었던 특급 ‘라이쵸(雷鳥)’가 3월12일 JR시각표개정으로 사라진다.
진학과 취업으로 도시로 나온 젊은이, 신혼여행 커플, 출가한 근로자……
다양한 인생을 싣고 달린 역사에 막을 내린다.
평일 오후5시10분 넘어 JR오사카역. 가나자와(金沢)로 가는 라이쵸33호는 약 100명의 승객을
태우고 묵직한 강철제 차체를 움직여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비와코(琵琶湖) 서쪽을 따라 올라가 시가. 후쿠이현(滋賀. 福井県)에 다다르자 눈 풍경이 들어온다.
라이쵸는 1964년, 오사카~토야마(富山) 구간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그때까지 디젤차량으로 약 5시간 정도 걸렸던 구간을 약 4시간40분에 이었으며 전성기에는
하루 20왕복으로 연간 800만 명이 이용했다.
현재 차량은 1968년에 데뷔한 485계. 이후 신형차량(681계)이 1992년에 임시 라이쵸로 등장,
1997년부터 ‘선더버드(サンダーバード)’ 이름으로 운행, ‘라이쵸’ 이름으로는 오사카~가나자와 구간을 하루 1왕복만 한다.
이 열차도 3월 시각표개정으로 신형차량으로 대체, 명칭은 모두 ‘선더버드’로 통일된다.
■”아이를 잘 부탁합니다” 차장에 인사했던 어머니
1978년4월부터 2010년4월까지 32년간, 라이쵸에 승무한 JR서일본 오사카차장구 야마모토미츠오씨(55)는
현역 차장 중에 최장승무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예전 라이쵸는 오봉과 정월이 되면 승객들로 가득 찼다.
차내를 돌며 승차권을 발권할 때는 승객과 닿지 않기 위해 두 손을 들어 차내를 이동했다.
매년 봄이 되면 호쿠리쿠 각 역 플랫폼에는 가족과 친구를 배웅하고 취직과 진학으로 케이한신
(京阪神)으로 떠나는 젊은이의 모습이 보였다.
“아이를 잘 부탁합니다”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인 부모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두 명의 추억도 싣고
“한 번 타고 싶었습니다. 취업활동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이름만은 남겨주었으면 했는데……”
인터넷에는 라이쵸 은퇴를 아쉬워하는 글들이 눈에 띈다.
오사카시 정형외과 의사 츠카하라씨(49)도 2010년12월, 자신의 블로그에 “정월, 오사카에
놀러 오기로 약속한 그녀를 오사카역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 것도 라이쵸였습니다”라고 썼다.
30년 전, 후쿠이의과대 1학년이었던 츠카하라씨는 고향의 가정교사의 딸과 연애를 했다.
그녀는 부친이 경영하는 건축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딸의 신랑에게 가업을 이어주려던 부친은 츠카하라씨가 졸업하지 전까지도 교제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도 딸은 1981년1월2일 오후, 후쿠이에서 라이쵸에 타고 오사카를 향했다.
그 사람의 현재 부인인 토시에씨(48)다.
“둘의 거리를 단축시켜 준 라이쵸 이름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했다.
라이쵸와 함께 인생을 함께한 야마모토 차장도 같은 생각이다. 자신도 7월에 은퇴를 맞는다.
“라이쵸는 많은 사람의 인생을 실어 왔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출처: 2월15일, 아사히신문
[사진1: 라이쵸의 은퇴와 함께 485계 모습도 볼 수 없습니다]
[사진2: 현역 차장 중에 최장승무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야마모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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