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완행열차 여행] Vol. 1: 한국 (일본인이 쓴 한국의 완행열차 이야기)
아사히신문에서 2010년3월30일부터 ‘Click-deep 여행, 세계의 완행열차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첫 번째로 대한민국의 완행열차를 소재로 했네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주 링크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스피드 시대에 여유 있는 여행을
주제로 세계의 철도를 소개하는 편에서 일본과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를 먼저 연재의
시작점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여행기)를 보니까 통일호로 청량리~부전 1221열차 완주여행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
*일본인이 쓴 한국의 ‘완행열차 여행기’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
사진 내용은 2010년1월30일, 31일에 찍은 것입니다.
글을 쓴 사람은 시모카와유지(下川裕治)입니다.
*1954년생. “12만엔으로 세계를 걷는다”로 데뷔.
주로 아시아, 오키나와를 주제로 한 저서가 많음
최근 저서로는 ‘저렴한 에어라인으로 세계일주(格安エアラインで世界一周)’가 있습니다.
‘따돌림’의 여행이 있다. 세계의 열차는 급행과 특급열차의 전성시대다.
각역정차로 불리는 ‘완행열차’는 그 운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완행열차를 타도 기다림뿐이다.
차례차례로 앞지르는 빠른 열차를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그러나, 각역정차 여행은 열차 여행의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눈 앞에서 천천히 흐르는 풍경. 소박한 행상과 여유 있는 역무원의 웃음.
이러한 세계를 맛보기 위해 세계의 완행열차에 타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첫 번째로 선택한 곳은 한국.
예전에는 부산과 서울을 12시간에 걸쳐 달린 장거리 완행열차가 있었으나,
이미 폐지되었다.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완행열차를 연이어 갈아타는 방법 밖에 없다.
※바로 청량리~부전 구간에서 운행한 통일호 1221, 1222열차였죠.
77개 역 정차, 총 소요시간 12시간
인터넷으로 검색한 시각표를 보니 완행은 아침과 저녁밖에 없다.
부산에 도착한 우리들은 완행열차를 목표로 부산역으로 향했다.
[사진1: 부산역. 목표는 18:40 출발 동대구행 완행열차. 1342호가 열차번호다.
그러나, 발권창구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옆을 보니 자동 표 판매기가 있다.
영어를 선택, 승차역과 하차역을 선택하면 ‘오~’ 1342 열차가 화면에 표시된다.
지폐를 넣으니 티켓이 나왔다. 이렇게 한국어를 못해도 표를 구입할 수 있다]
[사진2: 개찰검사는 없다. 플랫폼으로 내려가니 이미 동대구행 완행열차가 있었다.
무궁화호로 불리는 열차다. 역무원에 표를 보여주자 “이 열차입니다” 라고 안내한다.
동대구까지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완행열차의 여행이다.
운임은 7,200원으로 (당시 환율로) 590엔. 도쿄에서 타치카와(立川)까지 가는 것 보다 싸다]
[사진3: (일본에서는) 창문이 열리는 완행열차의 기대는 무너졌다 ^^
일본의 특급열차를 떠올리게 하는 차내. 리클라이닝 좌석. 온방도 확실했다.
여기에 좌석은 전부 지정석. 만석이 되면 입석권을 판매한다고 한다.
일본의 각역정차 차량보다 훌륭한 차내에 약간 당황했다]
[사진4: 그래도 역시 완행열차였다. 정각에 부산역을 출발했으나, 14분 후 도착한 사상역에서 잠시 정차.
서울행 고속열차 KTX가 추월한다. 여기에서 2분 지연.
이어 50분 후 도착한 삼랑진역에서도 KTX 추월을 기다려서 5분 지연.
1시간에 2편의 대기도……계속 추월이 이어진다]
[사진5: 열차에는 매점과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카운터가 있는 차량이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TV게임과 개인실 노래방, 개인실 마사지까지 있었다.
마사지는 기계식으로 10분에 1천원. 완행열차에 타서 노래방과 마사지.
(이런 부분은) 한국에 따라갈 수 없다]
[사진6: 동대구에 7분 지연으로 도착. 역을 나왔지만, 다시 완행열차를 탄다.
1358열차로 금천까지 가는 승차권을 샀다.
도중에 좋을 것 같은 거리가 나오면 하차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왜관 도착. 여기에는 반드시 숙소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감각으로 내렸다. 역시 역 앞의 여관: 완행열차의 여행은 이런 것이다]
[사진7: 왜관은 완행열차 여행에 어울리는 작지만 좋은 곳이었다. 가게는 역 주변에 모여 있다.
자, 무엇을 먹을까? 가게에 들어갔지만, 영어도, 일본어도 통하지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된다. 한국 시골마을의 사람들(마음은) 따뜻하다.
나중에야 이곳이 일본시대 마을 이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사진8: 완행열차는 아침과 저녁(에 운행한다).
다음날 아침은 왜관을 05:56에 출발하는 1304열차에 탄다.
오싹해 지는 이른 아침. 역도 한산하다. 자동 표 판매기는 있었으나, 신용카드 전용으로
(카드를) 읽어내지 못한다. 역무원이 천안까지의 표를 발권해 주었다]
[사진9: 따뜻한 차내. 쾌적한 좌석. 무심결에 꾸벅꾸벅……
눈을 뜨자 아침 안개에 둘러싸인 한국의 전원풍경이 펼쳐졌다.
뭔가 포근한 마음을 갖게 한다. 그 속을 열차는 규칙적으로 디젤 소리를 내며 북상한다.
열차에 몸이 친숙해짐을 알 수 있다. 승객 대부분은 잠들어 있다]
[사진10: 일요일이었다. 아침 7시대. 정차하는 역에서 몸에 한기를 머금은 승객이 승차한다.
지정된 자리에 앉으면 차내 검표도 없다.
가끔 지나는 차장, 역무원은 예의 바르다. 철도원으로써의 위엄이 전해져 온다]
[사진11: 09시 전에 천안에 도착했다. 역 앞 지하상가에서 우동과 김밥의 아침식사.
우동은 2,500원으로 200엔 정도.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차가워진 몸에 따뜻한 우동은 너무나 좋다. 같이 나온 김치도 좋다]
[사진12: 1730열차를 타고 세계유산 수원성이 있는 수원을 향한다.
지금까지 무궁화호와 다르게 신형열차인 ‘누리로호’ 였다.
각역정차에는 변함이 없으나, 승객 대부분은 휴일에 서울로 가는 사람들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도시에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사진13: 수원화성에는 대부분이 복원한 건물이었다.
이곳이 발상지라는 ‘화성갈비’, 1인분이 26,000원으로 관광지 가격에 잠시 놀란다.
완행열차에 타면 도시의 물가가 높음을 느낀다 ^^]
[사진14: 16시대 열차로 서울을 향한다. 이 시간대에 각역정차는 없다(라고 할까).
수원에는 서울지하철이 들어와 있으며 각역정차로 고집한다면 지하철 세계가 된다.
잠시 고민하게 만드는 한국철도 ^^; 마지막은 역시 무궁화호를 타고 갔다]
[사진15: 오후5시가 넘어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의 훌륭함과 주변 빌딩에 압도된다.
완행열차에 흔들려서 온 몸은 모든 것이 눈부시게 보인다.
부산에서 딱 하루 걸려서 서울에 도착한 여유로운 여행.
왜관역 주변의 풍경이 너무도 그리웠다]
[사진16: 서울의 명동. 젊은이들이 모이는 장소다. 밝은 네온사인에 최신 패션.
역시 도시였다. 2일전 오후까지 있던 도쿄를 생각나게 한다.
완행열차의 여행은 실제로 시간을 배 정도로 늘려주는 것 같다]
출처: 3월31일, 아사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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